|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 참석한 이정현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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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당 수습·쇄신책으로 꺼내 든 이른바 ‘조기 전대론’에 주류 친박계 중진의원들도 선뜻 나서서 거들지 못하는 분위기다. 비주류(비박근혜계)가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강하게 요구한 데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여론의 동향도 심상치 않자 “빨리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는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었지만 정진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비박계 인사가 대거 불참하면서 ‘친박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됐다. 이 자리에서도 비대위냐 조기 전대냐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이주영(5선) 의원은 “이 대표가 내년 1월21일 전대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고 제시했지만 찬반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우선 거당적으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 내에서 당내 문제를 수습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이 대표가 사퇴시한을 12월20일 전후로 제시했지만 지금 거국내각 총리가 제대로 추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명분을 갖고 퇴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정우택(4선) 의원은 “당내 문제 해결책은 두 가지다. 빨리 비대위 체제를 통해 전권을 가진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당을 환골탈태시키는 방법과 전대를 통한 해결 방법이 있다”며 “다만 전대는 누구 말대로 ‘꼼수가 아니냐’는 얘기가 있기 때문에 전국위원회를 열어 거기서 비대위로 갈 것인지 전대로 갈 것인지 당원의 총의를 모아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앞서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비대위를 구성하는 쪽이 좋다고 본다”고도 했다.
홍문종(4선) 의원는 “왜 전대를 하려고 하고 비대위를 구성하려고 하나 속셈이 뻔하다고 (상대 계파끼리)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주류가 죄가 더 크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데는 분명히 말하면서 당내 대화를 시도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정국 수습을 위해) 야당과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야당에서 이정현을 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도 했다.
다만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4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대안없이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로드맵을 어떻게 마련할지 당내 공감을 만든 후 물러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조기 전대와 비대위 논의는 방법론과 시점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대화하면 절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당 수습방안으로 “30대 지도부를 구성하자”(조경태 의원), “초·재선이 추천하는 사람에게 ‘수습협의체’를 만들고 해결책을 모색하자”(박명재 사무총장)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