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않으면 선도 지위 잃는다" 신동빈, AI 전략 주문

엄중한 분위기서 롯데 하반기 VCM 진행
"예상치 못한 위기 극복해 지속성장 만드는 게 역할"
공식석상 모습 드러낸 '장남' 신유열 전무 눈길
  • 등록 2024-07-19 오후 6:43:25

    수정 2024-07-19 오후 6:43:2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19일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면서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우리 역할임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동빈(가운데) 롯데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하반기 VCM에 앞서 열린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에서 실외자율주행 로봇 제조 스타트업 ‘뉴빌리티’ 이상민 대표로부터 멀티 카메라 시스템 기반 기술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
하반기에도 ‘강한 실행력’ 강조한 신동빈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VCM을 진행했다. 롯데 VCM은 1년에 두 번 신동빈 회장을 포함해 롯데지주(004990) 대표이사·실장,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모여 그룹 경영 방침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회의는 엄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그룹 경영 목표인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 발휘를 당부했다. ‘강력한 실행력’은 신 회장이 지난 상반기 VCM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 제시한 키워드기도 하다.

그는 “위기를 극복해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며 경영환경이 불확실하지만 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높여줄 것을 단호하게 주문했다. 최근 국내외 경기가 침체되면서 롯데그룹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대도 정체된 상황임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가치 경영’으로 강조했다.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 △미래 성장을 위한 고부가 사업 확대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네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혁신자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를 인용하면서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고객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면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그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을 적극 검토하고 이와 관련된 본원적 전략 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동빈(가운데) 롯데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하반기 VCM에 앞서 열린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에서 고해상도 증강현실(AR)용 글래스 생산 스타트업 ‘레티널’의 기술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룹 전반의 고부가 사업 확대를 주문했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 노력 사례로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기자동차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충전서비스 등이 꼽혔다. 재무 측면에선 고금리, 지정학적 이슈 등 외부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주요 투자를 결정할 땐 더욱 면밀하고 철저하게 사업성을 검토해달라고도 했다.

신 회장은 “경영방침을 실행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며 “CEO는 회사 경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우리에겐 과거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역사와 열정이 있다”며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지속성장하는 그룹을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는 당부로 VCM을 마무리했다.

“스타트업 투자로 새 사업 기회 발굴해야”

롯데는 이날 VCM에 앞서 ‘2024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Investment Showcase)를 마련했다. 롯데 경영진이 스타트업의 혁신 DNA를 경험하는 동시에 유망 스타트업과 신규 사업이나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준비됐다. AI 기반 콘텐츠 제작, 사물인터넷(IoT) 기반 초소형 점포,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16개 유망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신 회장은 이번 행사를 두고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새로운 성장의 씨앗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며 스타트업 혁신 DNA 연계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날 회의에선 신동빈 회장의 장남으로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합류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눈길을 끌었다. 신 실장은 ‘최근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선임된 이유’ ‘그룹의 미래 먹거리’ ‘이날 VCM을 위해 준비한 발표가 있는지’ 등 질문이 쏟아졌지만 옅은 미소만 띤 채 답하지 않았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하반기 롯데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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