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국방 강화” 대만, 10조원 규모 국방예산 추가 편성

장거리 미사일 등 무기 개발에 사용
대만 행정원 “안보를 위한 결단력 보일 때”
美·英·濠, 오커스 출범…핵잠 개발 기술 공유
  • 등록 2021-09-16 오후 4:03:01

    수정 2021-09-16 오후 4:03:01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대규모 국방 예산을 편성한 대만이 특별 예산을 편성해 증액에 나섰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동맹국에만 의지하지 않고 자율적인 방어 체계를 더욱 견고히 하겠단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최근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하기로 약속하면서 중국에 대한 주변국의 군사적 압박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16일 로이터통신은 새로운 미사일 개발 비용을 포함해 향후 5년간 2400억대만달러(약 10조원)를 추가 편성하는 특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앞서 내년도 방위 예산으로 4717억대만달러(약 21조원) 수준을 편성했다.

한광훈련에 참여 중인 미국산 F16 전투기(사진=AFP)
대만, 국방예산 추가 편성…자주 국방 강조

로이터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에 비해 왜소한 대만의 군대를 현대화하기 위해 국방비 지출 증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특별 예산 편성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설명이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 공산당은 계속해서 국방예산에 막대한 투자를 했고 군사력은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항공기와 선박을 자주 파견해 우리 영해와 영공을 침략하고 괴롭히고 있다”라면서 “단시간에 대량생산 무기와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주요 군사 장비를 미국에 의존해왔다. 차이잉원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때부터 미국으로부터 F-16V 전투기를 비롯해 전차, 자주포 등의 무기를 들여왔다. 지난 5일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은 팔라딘 자주포 등 7억5000만달러(약 8770억원)어치 군사 장비의 대만 판매를 승인했다.

이번에 추가 편성된 예산은 대만의 국방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동맹국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주국방을 위해 무기 생산 및 개발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시 미국이 즉각 원조할 것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신롱 대만 국방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비록 미국이 중요한 무기 기술 제공국으로 남아 있을지라도 대만이 자국의 생산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무기는 모두 국내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핑청 대만 행정원 대변인 또한 “타국은 우리가 스스로 도울 때에만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리가 안보를 위한 결단력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장거리 미사일, 호주는 핵잠수함…中 압박 거세져

대만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장거리 미사일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은 남부와 동부 해안에서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해 왔다.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멀리 중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대만은 스텔스 전함과 자체 잠수함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5일(현지시간) 공동 화상 회견을 열고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오커스는 가장 먼저 호주의 핵잠수한 보유를 목표로 18개월간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각국이 제 3국에 해를 끼치는 배타적인 블록을 구축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특히 냉전의식과 사상적 편견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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