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가 지난 15일 한국에서 개봉한 가운데 영화 속 베드신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힌두교 민족주의 단체의 보이콧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지난 22일(현지시간)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이콧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됐다.(사진=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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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 미국 CNN 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우데이 마후르카르 인도 정보위원회 위원은 지난달 말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펜하이머의 베드신은) 10억명의 관용적인 힌두교도들의 종교적 신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며 힌두교 공동체에 대한 전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펜하이머라는) 과학자의 삶에 불필요한 장면을 포함한 동기와 논리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데이 마후르카르 위원을 비롯한 힌두교도들이 문제로 삼은 장면은 극중 인물 오펜하이머가 성관계 중 연인으로부터 바가바드 기타(힌두교의 성전)의 대목을 낭독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해당 대목을 언급하는 부분이다. DW는 바가바드 기타가 힌두교의 가장 신성한 경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트위터에서는 이날까지 ‘BoycottOppenheimer’(오펜하이머를 보이콧한다), ‘RespectHinduCulture’(힌두문화를 존중하라) 등 해시태그가 포함된 게시글이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신성한 힌두 경전에 대한 수치스럽고 무례한 장면을 실은 영화는 힌두교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배급사가 왜 이런 불쾌한 콘텐츠를 허용했는지 모르겠다”며 “힌두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장면이 삭제될 때까지) 보이콧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국내 개봉한 오펜하이머는 영상물 등급위원회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다만 미국에서는 선정성과 노출, 비속어 등을 이유로 해당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R등급)을 받자 국내에서 다소 느슨한 기준을 적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