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목적기반차량(PBV) 사업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AC·초기 투자사) 플러그앤플레이와 손잡고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PBV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만드는 자율주행 기반 사업으로 현대차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PBV 사업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젝트는 북미 지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이뤄져 향후 북미 PBV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한 사전작업으로도 관측된다.
|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PBV 테스트 벅.(사진=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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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조직 현대크래들과 기아, 글로벌 AC 플러그앤플레이는 현재 ‘PBV 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 2023’을 진행하고 있다. 북미 지역 물류 및 모빌리티 분야의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의 PBV 사업 아이템 발굴이 목적이다. 챌린지 응모는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됐으며 두 번의 웨비나, 1대1 미팅 등의 과정을 거쳐 오는 8월 중순(11일~18일) 최종 당선 업체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최종 선발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의 인력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실증(PoC·Proof of Concept) 자금을 지원하고 대규모 PBV 사업을 추진 중인 기아와의 협업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북미 PBV 생태계 개발에 함께 참여하고 전략적 투자를 받아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팀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할 기회도 얻는다. 플러그앤플레이는 이번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현지 유망 스타트업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PBV는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로 손꼽힌다. 차량이 스스로 움직이는 동안 그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PBV의 핵심인데 앞으로는 의료 서비스, 업무, 물류배달, 대중교통 등 다양한 목적의 PBV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진행하는 이번 ‘PBV 챌린지’도 주요 분야를 배달·물류, 공유 모빌리티, 차량 공간 디자인으로 설정했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한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거나 미국 PBV 시장을 함께 개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PBV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앞다퉈 PBV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모이아를 위해 직접 ‘모이아+6’라는 PBV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는 라스트마일(배송의 마지막 구간) PBV인 EV600를 개발해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에 공급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도요타는 최대 2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셔틀 전용 PBV ‘e-팔레트’를 선보이고 실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PBV 시장이 2030년 700만대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PBV 글로벌 시장 1위를 향한 기아의 전략 체계 수립 및 상품 라인업 전개 방향.(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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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에서는 기아가 PBV 사업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양산 전기차 니로EV를 기반으로 한 첫 PBV인 니로 플러스를 출시한 기아는 본격적으로 PBV 사업 확장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대 생산 가능한 PBV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2025년 중형급 PB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PBV 로보택시 등 소형에서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PBV 상품군을 구축해 2030년에는 글로벌 1위 기업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달 12일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차량호출에 최적화된 PBV를 개발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PBV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도 PBV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최근 중앙노사협의에서 PBV 실증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PBV 시장의 큰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도 사업화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의 독창적인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PBV 관련해 사업화 가능한 아이디어들을 공모하고 있다”며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추후 협력을 확대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