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는 12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도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0.5%포인트 인하를 시작으로 11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씩 총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6%에서 4.77%로 1.17%포인트 급등했다. 10년물 금리 상승폭과 연준의 금리 인하폭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장기금리가 상승한 건 1981년 1~10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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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광기에 대한 믿음, 장기금리 끌어올려”
장기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말 그대로 단기보다 더 먼 미래에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10년물 금리는 회사채부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금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출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즉 이 금리가 오르면 앞으로 돈을 빌릴 때 이자율이 높아진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학자들은 이민자 추방, 관세 등의 정책들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는 데 거의 만장일치로 동의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추가 금리인하를 보류할 것이 명백하다. (심지어)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연준은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인하폭을 기존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수정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했을 때 금리인하 횟수는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어든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투자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냉정한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실현→인플레이션 재발→연준의 통화완화 중단 또는 긴축 전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다만 올해는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짚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한 번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1기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파월 의장에게 금리인하를 지속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시 AI·밈 열풍에 소폭 상승…“조정 시작될 것”
통상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주가지수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최근 뉴욕증시가 상승하는 것은 밈 주식(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 눈길을 끄는 주식) 등에 쉽게 휘둘리는 시장 특성과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크루그먼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밈 채권은 들어본 적이 없다. 또한 현재 상승세는 AI에 대한 기대에 따른 것이다. 소폭 상승한 것에서 확인된다. 비(非)AI 경제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다우지수는 이미 트럼프 랠리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가 지금 채권 시장에서 보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반성이다. 아마도 현재로선 연준의 완화 사이클이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스코티아은행 채권 전략가 출신 가이 하젤만도 “인플레이션이 통제되지 않고, 연준이 머지 않아 2%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여전하다. 올해 상반기 10년물 금리가 5% 돌파를 시도하는 가운데, 30년물 금리도 6%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미 증시는 낙관적 경제 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해 책정된 가격인데, 앞으로 합리적인 가치평가에 따라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