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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의 한은·대한상공회의소 제1회 공동세미나에 참석해 ‘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을 발제했다.
김 국장은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가 큰 동시에,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국장은 “국제통화기금(IMF)가 이번 세계 성장률 수정치를 상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가 중국 리오프닝이다”면서도 “억눌렀던 수요가 폭발하는 ’펜트업‘ 수요 확대로 원자재 가격과 국제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중기적으로 미·중 갈등 등에 따른 경제적·지정학적 분절화(geoeconomic fragmentation)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를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 분절화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김 국장은 무역·기술 분절화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의 경우 분절화로 중국 대비 기술 우위를 강화하고 미국 시장 진출 기회 확대 등의 이점이 있는 반면 해외 생산설비·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국내 혁신 생태계 약화, 연관산업 고용 축소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김 국장은 산업구조 다변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펜데믹 이전과 다르게 공급망 차질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성장률 낮추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상충 관계)가 확대될 수 있다”며 “분절화가 정치·외교적 문제와 맞물려 돌아가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 기업 입장에선 공급망 집중을 줄이고 다변화 등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뛰어넘는 새로운 성장 가능성 찾아야”
토론회에선 산업구조 다변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조됐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대중 수출 확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게 유지됐으나, 앞으로도 유지될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반도체 이후 새로운 산업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기술 고급화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국내 산업에서 반도체가 높은 위상을 차지하는 만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라면서 “반도체는 경기 변동성이 매우 큰 산업이기에 지정학적 분절화는 큰 위험 요인 될 수 있지만, 메모리에 집중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향후 시스템이나 설계 등 다양한 반도체 분야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한편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서영상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IMF가 세계 성장률 전망을 상향했듯이 경기 반등 조짐이 보인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경제 경로를 낙관적으로 바꿀 수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가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라며 “수출뿐 아니라 수입 측면에서도 상당히 분절화 영향을 받고 있고, 앞으로 성장과 물가 간 상충관계가 심화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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