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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A. “대한민국은 형제의 나라인 튀르키예 국민들이 슬픔과 좌절에서 용기와 희망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입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을 찾아 지진 피해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조문록에 쓴 글입니다. 어김없이 우리나라와 튀르키예는 `형제의 나라`라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튀르키예를 들으면 `6·25 전쟁 참전국가` 혹은 `피로 맺은 형제의 나라`를 떠올릴 정도로 강하게 각인될 정도입니다. 튀르키예가 6·25 전쟁에 참전했던 과거 때문에 형제의 나라로 불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와 튀르키예의 인연은 최소 14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중앙아시아 초원에 세워진 유목 국가인 돌궐은 인접한 고구려와 연합군을 만들어 당나라와 맞섰으며, 고구려의 장수 연개소문은 돌궐의 공주와 혼인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록상으로, 양국의 구체적인 교류는 6세기 중엽부터라는 게 학계 의견입니다. 삼국사기를 보면, 551년 7월(고구려 양원왕 7년) 돌궐이 백암성을 공격해 고흘 장군이 이끄는 1만명이 격파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56년이 지난 607년(영양왕 8년)에는 돌궐에 사신을 보냈는데, 그곳에서 수나라 양제를 만났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투르크족의 기원을 흉노족이나 훈족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고조선과 교류하던 시대인 흉노족까지 올라가면, 우리나라와 터키의 관계가 무려 2000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주장도 가능합니다.
우리 정부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뒤 곧바로 튀르키예를 ‘최우선 수교대상국’으로 지정하고 1957년 대사급 외교를 수립했습니다. 1957년 정일권 초대 대사를 시작으로 현재 이원익 23대 대사가 2020년부터 부임 중입니다.
이쯤 되면 양국이 혈맹으로 뭉친 형제의 나라라는 점을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대규모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110여명의 대규모 긴급구호대를 파견하는 등 복구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귀국한 구호대 1진은 수도와 전기가 끊기고 치안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고 19구의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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