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총을 쏜 용의자 매튜 크룩스(20)의 범행 전 48시간 행적을 미 CNN이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크룩스는 범행 전 사격 연습을 하고 사제 폭탄을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설치하는 등 치밀한 사전 계획을 한 정황이 발견됐지만, 수사 당국은 아직 범행 동기를 특정하지 못했다.
| 매튜 크룩스(왼쪽)와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REUTERS/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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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크룩스는 범행 전날인 12일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자택 인근 사격장에서 사격 연습을 했다. 이 사격장은 약 182m로, 피격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크룩스의 거리 150m보다 길다. 크룩스는 이 사격장에서 종종 아버지와 사격을 즐겼다고 한다.
범행 당일에는 인근 철물점에서 사다리를 구매하고 총기 매장에서 총알 50발을 구매했다. 이후 크룩스는 현대 소나타 차량을 타고 약 1시간 가량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관련 연설을 하고 있었다. 크룩스는 소나타 트렁크에 사제 폭탄을 설치하고, 이를 언제든지 터뜨릴 수 있는 원격 장치를 연결했다. 전날 구매한 사다리를 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이는 건물 옥상에 올라간 크룩스는 그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CNN은 “이는 총격범이 원격으로 폭탄을 터뜨릴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수사 당국에서는 크룩스가 총격을 가하는 동안 주의를 돌리려는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 당국에서는 크룩스가 어떻게 사제 폭탄 제조법을 연구했는지 인터넷 기록 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크룩스가 저격에 사용한 소총은 그의 아버지 매튜 크룩스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크룩스가에는 약 20여개의 총기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총격을 가한 동기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크룩스의 부모는 조사에서 자신의 아들이 친구가 없는 것 같고, 정치적 성향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이들은 최근 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CNN은 수사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를 다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광판을 보기 위해 머리를 돌렸다가 총알이 귀에 스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날 총격으로 유세 현장에서는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고, 크룩스는 그 자리에서 사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