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부정선거론을 설파하는 극우 유튜버들이 연일 강성 발언으로 시위대를 자극하고 있다. 이들은 슈퍼챗(시청자 후원금)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계엄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많은 수익을 얻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튜버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정치적 대립을 더 부추기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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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유튜브 분석 채널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극우 유튜버 A씨는 12·3 비상계엄 전 한 달(지난해 11월 4일~12월 3일) 영상 조회수는 289만 519건에서 2953만 6850건(계엄 후 한 달·지난해 12월 4일~지난 3일)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A씨가 지난 일주일 간 슈퍼챗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은 2874만 4476원에 달한다.
부정선거론을 설파하는 극우 유튜버 B씨 역시 비상계엄 전 한 달 영상 조회수는 816만 3710건에서 3077만 201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B씨 역시 최근 일주일 간 슈퍼챗을 통해 5350만 9797원의 수익을 얻었다. 조회수에 비례해 광고 수익이 늘어난다는 점과 이들 대부분 라이브 방송 중 계좌 후원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극우 유튜버들의 주요 활동 지역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이다. 일부는 더 많은 조회수와 슈퍼챗을 유도하기 위해 탄핵 찬성 집회 현장 인근으로 찾아가 시위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실제 한 유튜버가 탄핵 찬성 집회 참석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빨갱이들아”라고 외치자 일부 흥분한 탄핵 찬성 집회 참석자들이 해당 유튜버에게 몰려들어 항의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심지어 이들 중 인지도가 높은 이들은 무대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공개적으로 극단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유튜브 ‘김상진TV’를 운영하는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지난 3일 공조수사본부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연단에 올라 “(공조본과 경찰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발포 밖에 없다”며 “경호처는 발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망치 들고 칼 들고 뛰어갈 것”이라며 “오동운(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극우 유튜버들이 각종 가짜뉴스를 통해 국론을 더욱 분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다수의 참가자들에게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질문을 하자 다수가 ‘부정선거’를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한 근거를 묻자 유튜브 영상을 틀어 보여주는 식이었다. 한 집회 참석자는 “전 국회의원들, 국무총리까지 했던 분들도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러한 의혹들이 전 세계적으로 터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련의 사태가 극우 유튜버들의 ‘돈벌이’가 되며 가짜뉴스가 퍼지는 시스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현재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버들은 ‘언론’이 아니다 보니 사실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이유도 없고 슈퍼챗이나 광고 수익 등으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며 “일종의 ‘미디어 아노미(무법·무질서 상태)’로 정보원이 명확하지 않는 정보가 여기저기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