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3조7454억원, 영업이익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05%, 영업이익은 95.47%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반도체(DS) 부문의 경우도 당시 분기적자를 냈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경기둔화 우려로 전반적인 구매심리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S부문은 매출 13조7300억원과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났고, 영업이익은 무려 13조원 상당이 증발한 셈이다.
어닝쇼크 배경에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캐시카우로 불리던 메모리사업부 부진 영향이 컸다.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반면 낸드는 서버 및 스토리지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시스템반도체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메모리 재고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감산에 동참했으며, 오는 2분기부터는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2분기부터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할 걸로 예상되며 하반기에 감소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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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중장기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AI(인공지능)·머신러닝과 오토모티브 응용 성장에 힘입어 중장기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할 안정적 공급력을 갖추기 위해선 리드타임이 긴 인프라를 중장기 관점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감산 결정에도 미래 준비는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다.
메모리사업 가운데 D램은 서버용 신규 CPU 출시와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DDR5와 고용량 모듈 수요, 하이엔드 모바일용 LPDDR5x 수요에 적기 대응할 예정이다. 하이엔드 제품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평택팹 3기와 4기 라인 위주로 인프라 투자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할 것”이라며 “수요 성장을 이끌 선단 제품은 조정없이 생산을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삼성전자 전체 1분기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6조5800억원으로, 이번 분기 영업이익의 10배 상당이다. 시설투자도 전년 동기(7조9000억원) 대비 36% 증가한 10조7000억원을 집행했다는 데 삼성전자 설명이다.
DX부문은 스마트폰과 TV 신모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중 MX는 △지역별 모델 운영 효율화 △업셀링(상위 모델 판매) 전략 등을 통해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네트워크는 국내와 북미 등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강화하면서 신규 사업 대응을 지속할 예정이다.
끝으로 미국 반도체보조금 신청과 관련해선 “보조금 지원에 따른 의무사항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용하고 개별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구체화할 것을 밝혔고, 당사도 이 절차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