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부장조리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업무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와 관련, “(한국이) 중국 측의 관심과 우려를 중요시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생각을 한국 측에 알렸다”며 “미국과 한국이 사드 문제에 관해 타당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 측의 반대 의사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중국 일부 지역도 사드의 영향권 아래 놓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미국의 군사적 긴장 관계 유지에도 중요한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AIIB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으나 동맹국인 미국은 우리나라의 AIIB 가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니엘 러셀 미국 국무부의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오후 한국을 방문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인사가 동시에 우리나라를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러셀 차관보의 공식적인 방한 목적은 지난 5일 습격을 당한 마크 리퍼트 대사를 위문하는 것으로 외교부에서는 류 부장조리의 방문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러셀 차관보는 17일 이경수 차관보와 면담을 하고 조태용 차관을 예방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러셀 차관보가 사드 배치와 AIIB 문제에 대한 미국측 입장을 어떤 식으로든 우리 측에 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