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LG ‘전장 형제’도 주춤

LG전자 전장 수익성 ‘뚝’…LG이노텍도 매출↓
R&D 비용 외에 전기차 둔화로 사업도 주춤
신규수주는 지속…”중장기 성장 기대 걸 때”
  • 등록 2024-10-28 오후 2:58:47

    수정 2024-10-28 오후 2:58:47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전기차 ‘캐즘’(첨단 기술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인해 LG전자(066570)와 LG이노텍(011070) 전장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LG전자는 전장사업 수익성이 대폭 줄었고 LG이노텍도 매출이 다소 위축됐다. 다만 전장 사업 수주 물량을 착실히 확보하면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어 중장기적 성장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사진=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전자 VS사업본부의 매출액은 2조6113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올랐지만 앞선 2분기보다는 2.9% 빠졌다. 영업이익은 낙폭이 컸다. 올해 2분기 및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약 98% 급감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사업부도 매출액이 감소했다. 이 사업부의 3분기 매출액은 47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하락했고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3.8% 빠졌다. LG이노텍 각 사업부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LG전자의 경우 기존 수주 물량 양산을 위한 선행투자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관련 R&D 투자를 위한 비용 지출이 있었다. 그러나 전기차 캐즘의 영향도 일부 받았다. 기존 예상보다 수주 물량의 매출 전환이 늦어지거나 지연됐다.

특히 VS사업본부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 실적이 부진했다. LG마그나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회사와 LG전자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모터 등 전동화 부품을 만든다. 이 회사는 미국 GM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GM이 원래 LG마그나에 요청한 제품 수량보다 판매가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LG마그나가 기록한 영업손실은 이미 약 500억원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VS사업본부는 매월·매 분기 다수의 프로젝트가 시작하는데 비용 반영이 많은 프로젝트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며 “3분기는 매출액 정체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의 매출 감소도 전기차 캐즘 여파가 작용했다. 일각에선 자동차 OEM의 재고조정과 전기차 판매 둔화로 LG이노텍 전장사업의 적자전환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카메라모듈 외에 전장부품과 반도체 기판 등 다른 사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으나 전기차 캐즘으로 체질 개선에 다소 제약이 생긴 모습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LG전자와 LG이노텍의 전장 사업은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약 1400만대에서 오는 2030년 4500만대, 2035년에는 6500만대로 늘어나리라 예상했다.

이에 LG전자와 LG이노텍도 수주 물량을 착실히 쌓으며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의 수주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약 100조원이며 LG이노텍 수주잔고는 11조9000억원이다. LG이노텍의 경우 지난 2021년 이래 꾸준히 연간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

LG이노텍 수주잔고 현황. (사진=LG이노텍)
업계 관계자는 “전장 사업은 지금 당장보다도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라며 “전장 사업 실적이 현시점에서는 부진해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과 더불어 수주 물량 확보가 지속하는 만큼 향후 실적 기여도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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