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카카오·NHN 인재 줄줄이 영입..정의선의 '디지털 전략' 가속화

2025년까지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 추진
인프라·플랫폼·빅데이터 IT 전문가 영입
소프트웨어 구독 등 새로운 수익원 관건
  • 등록 2023-05-17 오후 4:15:09

    수정 2023-05-17 오후 7:42:12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2025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현대자동차가 정보통신(IT)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 NHN 등 국내 굵직한 IT업체 출신 인재를 임원으로 데려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다.

17일 현대차가 최근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 3월까지 총 4명의 IT 전문가들이 현대차 임원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서보국 인프라서비스실장, 김진우 서비스플랫폼개발실장, 서민성 디지털엔지니어링센터장, 오준환 서비스개발실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현대차그룹 ICT 본부 소속으로 차량 데이터와 통신 관련 전문가들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인프라서비스실장을 맡은 서보국 상무는 지난해 말까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부사장을 역임하며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PaaS) 사업을 주도했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에서 사고파는 ‘카카오 i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한 인물로 꼽힌다. 해당 마켓플레이스에는 지난해 11월 기준 22개사가 입점해 38개의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NHN에서는 2명의 임원이 새로 영입됐다. 지난해 11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오준환 서비스개발실장은 NHN에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 넘게 근무한 인물로, NHN 소프트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NHN 소프트는 IT 인프라 자원을 종합한 통합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지난 3월부터는 NHN 출신의 김진우 상무가 서비스플랫폼개발실장으로 현대차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지난 2017년 일찌감치 현대차에 영입된 후 현대오토에버,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서 빅데이터와 디지털 혁신(DT) 등의 업무를 맡았던 서민성 상무도 디지털엔지니어링센터장으로 올 1월 다시 현대차로 이직했다. 디지털엔지니어링센터는 R&D 연구소 내 데이터를 실제 차량 개발에 활용하는 곳으로, 차량 설계와 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정제해 플랫폼 체계로 구축하는 업무를 주로 한다.

현대차의 인프라 서비스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은 SDV 전략 추진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가 중심인 자동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앞으로 자동차를 단순한 탈것이 아닌,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에 따라 차를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독 등 수익 모델도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IT 인력 강화는 이를 위한 준비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려고 하는 만큼, IT 인재 영입은 SDV 체계 강화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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