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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법원이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둘러싼 도시바와 미국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 간 분쟁에서 웨스턴디지털의 손을 들어줬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을 둘러싼 복합적인 갈등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고등법원은 11일(현지시간)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 직원에게 정보와 칩 샘플에 대한 접근 권한을 계속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양사가 갈등 관계에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지분 협력 관계라는 게 그 이유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합자법인 공동 지분투자를 통해 일본 내 요카이치(四日) 반도체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원래는 직접 계약 관계가 아니었으나 웨스턴디지털이 지난해 계약 관계에 있던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새로이 관계를 맺게 됐다.
법원은 아직 매각 중단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았으나 웨스턴디지털에 정보 접근권을 부여함으로써 양측의 관계 형성을 인정한 셈이다. 도시바는 샌디스크랑 계약했지 웨스턴디지털과 직접 계약한 게 아니라는 논리로 대항해 왔다. 일본 법원에는 오히려 웨스턴디지털에 대해 매각 방해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한편 양측은 법정 공방 가운데서도 이번 주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재개한다. 도시바는 또 인수 의지를 버리지 않은 타이완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과도 협상도 재개한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과의 법정 공방 탓에 한미일연합과의 협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자금난 해소를 위한 시간에 쫓기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