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030년까지 R&D에 25조 이상 투입…선진시장 공략”

체질개선 위한 결단…북미 공조·EV 충전시장 돌진
美 IRA·EU 탈탄소화 규제 고려해 전 밸류체인 구축
  • 등록 2023-07-12 오후 6:12:28

    수정 2023-07-12 오후 6:12:28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LG전자가 2030년까지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5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중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R&D)에 투입된다. 신규 생산기지를 비롯한 설비투자에도 17조원 이상을 쏟아붓는다.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 공략을 위한 결단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투자할 50조원 이상의 금액 중 절반 이상이 R&D 투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플랫폼·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해 203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50조원에 달하는 투자는 이를 위한 기반이다. 조 사장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25조원 이상이 R&D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전기차 전장(전기장치) 부품을 비롯해 B2B 공조 가전, 소프트웨어 등 전 분야 R&D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남은 투자금 중 17조원 이상은 신규 생산 기지를 비롯한 설비투자에 투입된다. 조 사장은 “창원 LG스마트파크와 미국 테네시 공장이 ‘등대공장’이 됐다”며 “LG전자가 스마트공장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어 생산 설비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계획한 R&D와 설비투자는 북미·유럽 지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 R&D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까지 가능한 ‘현지 완결형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는 선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미국 IRA와 유럽 탈탄소화 경향을 고려하면 현지 생산이 유리하다.

조 사장은 “북미·유럽 현지 완결형 체제로 가려면 밸류체인 전체가 (해당 지역에) 다 들어가야 한다”며 “탈탄소화를 위한 여러 규제나 인센티브 제도 때문에 현지 생산 또는 밸류체인 구축이 없다면 제약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지역에서 히트펌프 등 공조(HVAC) 사업에 대한 투자나 전기차 충전사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투자해온 것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HVAC 사업은 북미·유럽이 전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950억달러(약 122조6000억원)에 달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임원들이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비전 및 사업전략발표를 마친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기차 충전 시장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조 사장은 “2030년까지 매년 30%씩 성장해 8배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는 ‘메가 트렌드’”라고 언급했다. 특히 북미 시장은 대형 완성차 기업이 대거 포진해 있다.

내년 LG전자는 북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추가 생산기지를 만들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사업을 담당하는 장익환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B2B 사업을 하면서 해외 호텔, 병원, 리테일 등 버티컬(특정 고객군) 파트너가 많다”며 “이들과 협업한다면 2030년까지 1조원 규모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주도하는 북미 전기차 충전 표준에도 대응하고 있다. 장 부사장은 “테슬라 표준을 미국 OEM사가 많이 채택하고 있다”며 “저희도 이에 발맞춰 내년 2분기까지 이에 대한 준비를 완료해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없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에는 유럽, 아시아 시장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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