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이같이 말한 지 보름 만에 SK이노베이션이 ‘깜짝’ 계획을 내놨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Ford)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SK)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공장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포드가 유럽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거론한 데다 SK이노베이션이 세계 3위권 수준 수주잔량을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이 2030년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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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SK이노베이션(096770)에 따르면 블루오벌SK는 테네시주에 43GWh 1기, 켄터키주에 43GWh 2기 등 총 129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양사가 종전에 언급한 합작법인 규모 60GWh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60㎾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215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에 대한 보유 지분 50%에 해당하는 44억 5000만달러(5조 1000억원)를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데 투자한다. 해당 안건은 전날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서 결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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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장 급성장이 기대되는 미국에서 이번 투자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배터리 선두 기업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단독으로 짓는 21.5GWh 규모의 공장까지 포함하면 미국에서만 연간 15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2025년까지 세계에서의 배터리 생산능력 200GWh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10월1일 출범 ‘SK배터리’ 순항 기대
더욱 고무적인 대목은 SK이노베이션과 포드 간 합작 배터리 공장 설립이 미국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으로 뻗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달 하우 타이탕(Hau Thai-Tang) 포드 최고제품플랫폼운영책임자(COO)는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법인이 미국을 넘어 틀림없이(certainly) 유럽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번 투자로 SK이노베이션이 다음달 1일 배터리사업을 물적 분할해 출범시키는 ‘SK배터리’(가칭)의 성장세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SK배터리가 보유한 수주잔고만 1000GWh(1TWh)에 달하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TWh 이상을 수주한 배터리 제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중국 CATL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0조원 수준이며 전기차 15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기도 하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도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1% 이상 내렸지만 SK이노베이션 주가는 3.78%(9500원) 오른 26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26만원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 7월28일 이후 두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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