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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에 방역패스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관련 업계에 추가 인력 채용 및 장비 확충을 요청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점포당 주출입구 보안요원 1명을 추가 채용하고 QR코드 스캔 및 방역패스 발급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사용하는 태블릿PC는 최소 10대 운용을 필수 기준으로 내세웠다고 한다.
권고안의 경우 점포당 보안요원은 비상계단과 주차장, 각 층, 엘리베이터 등을 포함해 평균 50여명을 추가 채용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태블릿PC도 점포당 평균 30여대를 운용해달라고 권고했다. 가령 전국에 100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권고안에 따르려면 5000여명의 보안요원을 추가 고용하고 3000여대의 태블릿PC대가 이날까지 확보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18일부터 방역패스 도입을 철회키로 결정하면서 유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단 보안요원 채용과 태블릿PC 확보 등으로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고 향후 이들의 운용에 대한 고민 또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계도기간을 거치면서 유통업체들은 물론 고객인 국민들까지 혼란을 겪은 데 이어 방역패스 도입이 아예 철회되면서 정부 방역지침에 업계와 국민 모두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기업들이지만 당장 지난 주말 백화점을 이용하지 못한 고객들과 주말 지역 고객들이 제기한 형평성 논란,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가 할 일이 사라진 지원자들까지 국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는 게 문제”라며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동의하지 않을 이는 없겠지만 이런 혼란이 반복되면 결국 정부의 방역지침에 대한 불신만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각 유통업체들은 다행히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이번에 추가 채용된 보안요원들을 매장 지원이나 특별판매대 등에 동의를 얻어 전환배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