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시아·태평양 심장혈관 중재 및 수술 심포지엄’ 성료

2박 3일간 전 세계 19개국 750여명 심장 분야 전문가 온·오프라인 실시간 참여
올해 주제, ‘성인 심장병’·‘선천성 심장병’ ... 다양한 세부 토론과 실물 심장 표본 관찰 펼쳐
  • 등록 2024-11-27 오후 1:51:27

    수정 2024-11-27 오후 1:51:2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계속,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보게 된다.”

지난 14~16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 심장혈관 중재 및 수술 심포지엄(APCIS)’에 대한 주최 측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서정욱 이사장의 한마디 총평이다.

서 이사장은 “진단기술의 발달로 결과적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며 “예전에는 같았던 진단이 하나하나 세분되더니 결국 치료 방법까지 나오게 되더라. 쉽게 말해 계속 공부하니까 마침내 보이게 된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그는 “부정맥, 심근경색 등 다양한 심장병 중 우리가 잘 모르는 병은 통상 심근증이라고 진단했다. 근데 계속 질병을 공부하다 보니 심근증에서 두케넥 타입, 아밀로이드증 등이 세부적으로 밝혀지며 새로운 진단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확장성 심근증 개념도 마찬가진데 확장성이 아닌 비후성 심근증을, 또 가족력이 영향을 끼치는 것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단 후 3년이면 사망한다는 아밀로이드증도 심장이식 혹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병이 극복됐다”며 “APCIS는 바로 이런 심장혈관 질환에서 새롭게 얻은 진단과 치료 방법 등을 전 세계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2024 APCIS’가 전 세계 18개국 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APCIS(조직위원장 오병희)는 전 세계 심장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포괄적인 심장혈관질환 진단 및 치료법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과 대한심장학회 심장병리연구회가 공동 주최하고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대한소아심장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가 후원한다.

지난 14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4 APCIS’에서 하워드 아이젠 교수(Howard Eisen·미국 토마스제퍼슨대학교)가 주제 발표하고 있다.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제공.


올해 APCIS는 ‘성인 심장병’과 ‘선천성 심장병’을 주제로 했다. 참여자들은 2박 3일간 심부전, 심근병, 심장이식 및 중재적 치료, 성인 선천성 심장병(ACHD), 심장 전도 시스템, 심장을 위한 좌심실보조장치(LVAD) 등 기계적 지원, 심장병 환자 전문 간호, 인공지능(AI) 진단기법, 심장 재활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헤이디 코놀리(Heidi Connolly) 박사와 윌리엄 미란다(William R. Miranda) 박사도 실시간 온라인 영상 연결로 참여해 각각 미국 선천성 심장병 클리닉의 발전사를 들어 전문 클리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선천성 심장병 치료법인 폰탄 수술 후 운동 재활의 효과·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지견을 공유했다.

APCIS에는 올해도 변함없이 실물 심장이 등장했다.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서정욱 이사장은 심장 표본 관찰을 위해 부검 및 심장이식 과정에서 나온 실물 심장 150개가량을 준비했다. 실물 심장 관찰은 타 학술대회와의 대표적인 차별화 점이다.

주제 발표하는 의료진 역시 심장병을 앓았던 실물 심장을 준비해 단단해진 촉감 설명은 물론, 섬유질이 심장 내부에 쌓인 모습, 심장이 비대해진 모습, 심근 곳곳에 흰 반점(경화된 흔적) 등을 시각적으로 확인시키며 발표의 이해를 도왔다. 인공지능(AI) 기술도 빠지지 않았다. 의료AI 전문 기업 소속 연사들이 나서 흉부 X-ray 및 심전도 분석에 AI 기술 활용 사례를 설명하는 한편, 의료부문 AI 기술의 비즈니스 연계를 강의했다.

지난 14일 ‘2024 APCIS’ 3-Day Seminar 첫날 부천세종병원 이창하 진료부원장이 각국 의료진과 함께 부검 심장을 관찰하고 있다.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제공.


특히 APCIS의 모태가 된 ‘3-Day Seminar’도 행사 기간 변함없이 펼쳐졌다. 올해로 29회째를 맞은 3-Day Seminar는 전 세계 심장 전문의가 팀을 나눠 실제 환자 치료 영상과 수술 등 치료 사례를 재검토하며 며칠간 늦은 밤까지 선천성 심장병에 대해 경쟁 토론하는 학술대회다.

이번 경쟁 토론에는 한국,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100여명의 심장 전문의가 참여했다. APCIS는 간호 역량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국내 유일 심장전문병원 부천세종병원 및 인천세종병원 소속 간호사들이 심부전 환자를 위한 전문 간호, 심실보조장치(VAD) 삽입 수술 후 관리, 중환자실(ICU)에서 심장이식 수술 후 관리, 임상 실무에서 심부전 특수간호사의 역할 등을 주제로 발표하며 현장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틀간 선천성 심장병을 주제로 한 특별 강의와 부검 심장을 관찰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미래세대 간호사인 가톨릭상지대·재능대 간호학과 재학생을 비롯한 200여명이 교육에 참여, 허심탄회하게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등 성황을 이뤘다.

오병희 APCIS 조직위원장(인천세종병원장)은 “기초·임상 의학 교육과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만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APCIS와 3-Day Seminar는 오래도록 심장 분야 의료진의 역량을 높여왔다. 앞으로도 치열한 토론과 사례 공유 등으로 세계 심장학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은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설립자인 우촌 박영관 박사가 지난 2013년 설립했다. APCIS 등 심뇌혈관 분야 학술·연구 활동을 주최 및 지원하는 한편, 국내외 의료인 교육 지원, 국내외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심장박물관을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심장의 중요성과 건강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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