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내년 AIDT 도입을 준비해 온 교육현장 뿐만 아니라 교과서 업계도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AIDT 업체들은 즉각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행정 및 민사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교육부 “재의 요구 제안할 것”
교육부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등 9개 교육부 소관 일부개정법률안과 학생맞춤통합지원법 등 2개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교과서의 정의와 범위를 법률에 직접 명시하면서 도서 및 전자책으로 제한하고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이에 따라 교육자료로 격하된 AIDT의 학교별 도입 여부는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학교의 재정 여건 등에 따라 지역별 채택 여부도 편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DT가 교과서 지위일 경우에는 무상·의무교육 지원 대상이 되면서 지역 교육청이 재원을 지급하지만 교육자료의 경우에는 학교나 학생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
앞서 AIDT의 교과서 지위와 관련해 서울과 인천, 울산, 세종, 충남, 경남지역 교육감들은 반대입장을 밝힌 반면 강원, 충북, 경북, 대구, 제주 등 5개 지역 교육감들은 찬성입장을 나타내는 등 지역별로 입장이 엇갈렸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과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재의 요구를 제안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충분한 논의와 조정 없이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법률을 집행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재의 요구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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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같은 상황을 예상했다면서도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다. 정부 발표를 믿고 개발비용으로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을 투자했는데 교육자료로 격하하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개별 업체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것이 말이 되나. 어떻게 정부 정책을 믿고 사업을 준비하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B사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좋지 않고 정세도 불안정한데 이대로 에듀테크 기업들은 모두 없어지라는 거냐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민사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
AIDT 발행업체들은 이번에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헌법 13조의 ‘소급입법 금지’ 원칙을 위배했다는 시각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AI 교과서를 교과서 범위에 포함했고 검정을 통과해 내년부터 도입키로 한 AI 교과서에 대해서도 별도 법률로 법적 지위를 변경하는 게 위헌이라는 판단이다.
C사 관계자는 “법안 통과는 문제 삼을 수 없겠지만 이미 결정된 부분(2025학년도 검정 통과)에 대해 소급입법한다는 것이 위법이라고 본다”며 “신중히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