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 아파트 값이 반등하면서 ‘보류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정기에 ‘계륵’ 신세로 전락했던 보류지가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보류지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앞으로 소송 등에 대비하거나 사업비 충당을 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통상 조합 측에서 정한 최저 입찰가 이상을 입찰가로 제출하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받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간 보류지는 집값 급등기 알짜 매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침체 여파 등으로 ‘애물단지’가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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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1동주공아파트(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은 30일까지 59A타입 보류지 12가구를 매각한다. 보류지 물건 12가구는 모두 전용면적 59㎡이다. 입찰 기준가는 20억~21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59㎡가 지난 5월 19억5198만원대 매매됐음을 고려하면, 보류지 최저입찰가가 최대 3억원 높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개포 자이 프레지던스) 재건축 조합은 최근 보류지 총 15가구 중 복층인 전용 114㎡를 제외한 14가구를 모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조합이 보류지를 한 가구도 팔지도 못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대치2지구 재건축 조합도 최근 보류지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조합은 지난해 4월부터 보류지 매각 공고를 4차례나 냈지만 유찰이 이어졌다. 가격을 낮추는 강수를 두면서 매각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강남권에서 시작한 온기가 서울 전반으로 확산할지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자 조합에서도 보류지 매각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힐스테이트뉴포레’ 조합도 이날 전용 59B 3가구, 전용 84㎡ 4가구를 매각한다. 입찰 기준가는 전용 59B㎡는 9억6250만원, 전용 84㎡는 11억4500만원이다. 앞서 진행했던 것보다 가격을 낮췄다. 이 단지는 지난해 4월 한차례 보류지 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전용 59B㎡ 5가구, 84㎡㎡ 2가구를 진행했는데 최저 입찰가는 각각 12억8500만원~13억원, 15억1000만원~15억4500만원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 조합도 전용 55㎡ 1가구를 30일까지 8억원에 매각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강남권은 프리미엄 시장이고 물량이 적어 조합이 보류지 가격을 높게 책정해도 언젠가는 팔린다. 자산가들이 투자 기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며 “다만 강북은 가격대에 민감하기 때문에 분양가 수준이 아닌 시세 수준에서 나온다면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삼성동 일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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