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부실 구조' 해경 지휘부, 첫 재판서 "아쉬움 크지만 과실 없었다"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11명
일관되게 "당시 주의업무 다했다" 혐의 전면 부인
공문서 위조 이재두 전 함장만 "지시 따른 것" 인정
  • 등록 2020-04-20 오후 1:58:10

    수정 2020-04-20 오후 1:58:1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부실 구조 및 초동 조치로 많은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11명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당시 지휘에 아쉬움은 크지만, 법적으로 책임을 질 만큼 문제가 된 행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김 전 청장 측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심리로 진행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한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당시 지휘에 아쉬움은 있지만, 형사상 처벌을 받을 정도의 과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 측은 “당시 훌륭한 지휘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업무상 과실 치사를 인정할 만한 과실을 범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사건이 6년 전에 일어났는데 만약 당시 수사팀에서 부실 수사를 했다면 어떤 점이 부실한지, 왜 부실 수사를 한 것인지 여부를 먼저 밝혀야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부실 구조 및 초동 조치로 많은 승객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가운데) 전 해양경찰청장과 유연식(왼쪽) 전 서해지방해경청 상황담당관이 올해 1월 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함께 기소된 다른 해경 지휘부 피고인들 역시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이었다.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경청장 측은 “사고 당시 필요한 주의업무를 다했다”며 “사후적으로 평가했을 때 청장으로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지휘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문홍 전 목포해경서장 측도 “세월호 사고 사실을 보도 받은 후 피고인이 취할 수 있는 기본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지시를 마쳤다”며 주의의무 위반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동일하게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여인태 전 해경 해양경비과장(현 제주지방해경청장), 유연식 전 서해지방해경청 상황담당관 등도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이재두 전 3009 함장 측만 해당 혐의를 인정했다. 이 전 함장은 당시 구조 지휘 과정에서 초기에 승택 탈출 방송을 제때 한 것처럼 공문서를 허위로 조작한 혐의를 받으며, 이 전 함장 측은 지시에 따른 것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이를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청장 등 해경 지휘부 10명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승객들의 퇴선 유도와 선체진입 지휘 등을 통해 최대한 인명을 구조해야 했지만, 주의의무 태만으로 30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142명이 다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김문홍 전 서장은 이 전 함장과 함께 사고 직후 초동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문건을 거짓 작성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다음달 25일 오후 2시 2차 공판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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