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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도시바가 지난달 말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하이닉스(000660) 포함 한미일연합과의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인수 의지를 버리지 않은 미국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 타이완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과도 협상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가 지난 11일 저녁 주요 채권은행에 대해 반도체 부문 매각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가 보도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미쓰이스이토모(三井住友)은행과 미즈호은행, 미쓰이스이토모신탁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석했다. 도시바 측에선 히라타 마사요시(平田政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나섰다.
도시바는 매각 협상이 난항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도시바메모리와 동종기업인 SK하이닉스의 참여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원래 미국과 유럽 당국의 독과점규제를 피해가기 위해서라도 베인캐피탈에 투자하는 방식의 간접 투자가 유력했으나 일본 정부 등은 SK하이닉스가 결국엔 직접 지분을 취득하고 기술을 유출해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쳐 왔다.
도시바는 2016년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채무초과에 빠졌고 이번 매각을 서두르지 않으면 2018년 3월말에 끝나는 2017년 회계연도에도 채무초과가 불가피하다. 2기 연속 채무초과 상태가 된다면 도시바의 회생 계획은 사실상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도시바는 이미 올 8월 증시 2부 강등이 확정된 데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도 채무 연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자금난이 가중되면 회생은 더더욱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