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글로벌 빅테크들의 대미(對美) 반도체 투자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첨단 패키징 등 투자를 예고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거액 투자를 집행하며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동참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 참석해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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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국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곧 국가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해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준비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용인 국가산단을 2026년까지 착공하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필수적인 전기와 공업용수를 정부가 책임지고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간 대량 용수와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첨예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에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섰음에도 지원 부족으로 발목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팔당댐에서 용인까지 48㎞에 이르는 관로는 지난 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곧 설치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의 경우엔 지난해 12월 10GW 이상의 전력수요에 대응하는 전력공급계획을 확정했다. 국회 계류 중인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통과가 과제로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00조원을 투입해 경기 용인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기로 했다. 20년간 3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클러스터에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등 150곳을 유치한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간접 생산유발 효과가 약 400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약 160만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대미 투자도 늘린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오는 15일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추가 투자금을 포함하면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액은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440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는 테일러 공장을 비롯해 팹과 패키징 시설, 연구개발(R&D)센터 등 4개 시설을 짓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 삼성전자의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경기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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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내년 3월 첫 공장을 착공해 2027년 초 완공할 예정이다.
소부장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실증, 평가 등을 지원하는 ‘미니팹’도 건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