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 채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CD 등 단기물로 자금을 조달해 국고채 3년물 등 장기물로 자금을 운용한다. 단기 금리가 더 높을 경우 오히려 운용 수익률이 낮아지는 역캐리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자체적으로 신용도가 높고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은행과 달리 증권사의 경우 역캐리 손실을 그대로 감수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국고채보다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 수요가 높아지게 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재차 국채금리가 기준금리 아래에 위치하게 됐는데,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은 기준금리가 충분히 인하된 뒤에야 해소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 발언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상당 기간 뒤로 밀릴 수 있어 금리 역전 현상과 이에 따른 국채 역캐리 부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역캐리 상황에서도 한은의 두차례 기준금리 인하 이후 역캐리 현상이 해소된 바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단기금리 정상화를 위해 단기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금통위에서 단기금리의 하락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재정증권(63일물) 발행을 지난달 4조원 대비 3조5000억원 늘린 7조5000억원을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은도 5월 통화안정증권에서 발행을 전월 대비 3조원 늘린 14조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특히 발행 증가분 3조원 모두 만기가 가장 짧은 91일물 통안채로 발행하며 단기 채권 금리 상승에 힘을 실었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아직까지 통안채 91일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어 단기 금리 정상화를 위한 정책 당국의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단기 금리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당분간 중단기 구간에서의 플래트닝(평탄화)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