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결과 나란히 전년 설 대비 10% 안팎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전년 설 대비 매출이 7% 증가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전년 설 대비 각각 14%,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형마트의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흥행의 주 요인은 일단 김영란법 개정이 꼽힌다. 정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김영란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설·추석 24일 전부터 설·추석 5일 후까지’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범위를 종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는 설·추석 전 농축수산업계 지원 및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왔지만, 올해부터 아예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설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크게 적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백화점들도 긍정적 영향권이다. 일단 펜데믹 상황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비대면 문화에 따라 고단가의 선물세트로 명절 방문을 대체하는 트렌드가 설 선물세트 매출 확대를 주도한 가운데 김영란법 개정으로 백화점 내 중고가로 꼽히는 10만~20만원대 판매 확대 또한 두드러진 것이다.
백화점에서는 통상 고단가에 속하는 한우 보다는 과일 선물세트가 각광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 사이 샤인머스캣·애플망고·한라봉 등 이색 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곶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고도 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각각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결과 전년 설 대비 나란히 60%대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설·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조정돼 왔지만 고객들이 잘 모르거나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아예 김영란법이 개정되면서 불안감 없이 상향된 가액에 맞춘 소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개정에 따라 법적 리스크가 없어진 데 더해 코로나19로 연말·연시 모임을 못하고 설 명절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늘면서 선물이라도 가액을 높이자는 움직임이 일반 고객과 기업 고객 모두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