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송주오 기자] 삼성이 2026년까지 충남 아산에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4조1000억원을 투자,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시장에서도 매섭게 쫓아오고 있는 가운데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더 세게 액셀을 밟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27년 중국에 내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LCD·OLED) 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게 정부·삼성의 복안이다. 지난달 경기 용인에 300조원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힌 데 이은 것으로, 당시 함께 발표한 60조1000억원의 지역산업생태계 육성안의 첫 이행이기도 하다. 정부가 끌고 삼성이 미는 이번 투자를 두고 ‘첨단산업 발전’과 ‘지방 균형’ 두 토끼를 모두 잡는 행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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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부·재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는 이날 오후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투자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8.6세대 OLED 투자를 통해 노트북·태블릿용 OLED에서 다시 한번 기술적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게 삼성의 복안이다. 계획대로 2026년부터 1000만대가 생산될 경우 IT용 OLED가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 지금에 비해 5배 증가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이어 또 다른 OLED의 사업기회가 열리는 셈”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를 유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게 정부·삼성의 기대다.
무엇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축소·구조조정 등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대규모 투자라는 데 의미가 적잖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디스플레이 최강국인 일본이 투자 실기로 무너진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최강국’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민간 투자 의지가 더해진 ‘팀대한민국의 팀플레이’의 결과”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협약식에서 “첨단 OLED 기술이 또 다른 첨단의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술을 만날 때 무한한 산업적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민간이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확대·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OLED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견지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방문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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