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택배파업에 멍든 비노조 눈물, 누가 닦나

택배노조, 대리점과 대화…총파업 '출구전략' 움직임
피해 '막심' 비노조 기사들, 환호보단 속상함 앞서
보상 요원하고 피해끼친 조합원 정상 복귀에 분노
"이 기회에 불법 파업·태업 금지 등 논의돼야" 목소리 커
  • 등록 2022-02-24 오후 3:03:08

    수정 2022-02-24 오후 9:13:32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았던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이하 택배노조)의 총파업이 드디어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 사측과의 대화만을 고집했던 택배노조가 계약 관계상 실질적인 대화 주체인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이하 대리점연합)과 대화의 물꼬를 트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슬기 비노조택배연합 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와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택배노조는 지난해 12월 28일 총파업에 돌입한지 58일 만인 전날(23일) 처음으로 대리점연합과 대화에 나섰고 24일 오후 1시 두 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대화 경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일부 조합원들의 총파업 이탈과 본사 점거 농성에 대한 다음주 초 법원 판결 등 여러 여건을 종합해보면 택배노조가 총파업을 고집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조만간 유의미한 결론이 도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택배노조 역시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단식’을 나흘째 진행 중인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위급하다는 이유를 들어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택배노조의 총파업 철회는 CJ대한통운과 각 대리점, 그리고 그간 ‘냉가슴’을 앓은 소상공인들까지 ‘쌍수’ 들고 반길 만한 일 일테지만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오히려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사실 이들은 비노조택배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그 누구보다 간절히 택배노조의 총파업이 끝나길 기다려왔다. 두 달여 가까이 총파업이 진행되면서 거래처 상당수가 이탈하면서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뜻하지 않은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다. 민주노총과 같이 배후에 막대한 조직적 힘이 없는 상황에서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로서 비노조 택배기사들이 이같이 목소리를 내고 나선 데에는 그만한 절박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총파업 철회 조짐에 이같이 속상함을 드러내는 것은 자신들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도 태연하게 다시 현장에 듯 복귀할 택배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일 게다.

특히 속상함의 보다 근본적 배경엔 이번 총파업과 같은 사태가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있다. “택배노조의 확실한 사과와 사후처리가 없다면, 슬그머니 합류하는 택배노조를 봐줄 사람은 더이상 없을 것”, “복귀하려면 명분 없는 파업·태업·배송거부·갑질 금지 등 조건을 내걸어달라”는 하소연들이 비노조택배연합 SNS 게시판에 쏟아지는 이유다.

비노조 택배기사들이 입은 피해를 일일이 모두 보상받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명분 없는 파업과 불법 행위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마저 묻지 않는다면,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속상함을 달랠 길은 전무하다. 이번 총파업 마무리와 별개로 명분 없는 파업과 불법 행위들에 대한 사측은 엄중한 대응으로, 택배노조는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내놓아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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