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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술주 급등은 소프트뱅크라는 ‘고래’와 개인투자자, 즉 ‘개미’의 옵션 투자 합작품으로, 지난 3~4일 나스닥 폭락을 견인하는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가 올 여름 애플과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40억달러(한화 약 4조8000억원)어치를 매입하면서 파생상품인 ‘콜옵션’도 같은 규모로 매수했다고 보도했다. 콜옵션이란 구매자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정해진 가격에 미리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계약으로 풋옵션과 반대되는 상품이다. 주가가 오를 경우 이득을 본다.
그덕에 애플과 테슬라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액면분할까지 하게 됐고, 개인투자자들까지 옵션 투자로 발을 들이게 됐다. 액면분할 이후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가 살 수 있는 물량도 늘어났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옵션 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3350억달러로 2017~2019년 평균치의 세 배에 달했다.
지난 3일과 4일 기술주가 가파르게 급락한 가운데 소프트뱅크와 개미들의 주요 투자 종목 테슬라는 거품 경고가 극에 달한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나스닥 고래(시장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투자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주들의 시장가치와 실질가치 사이에서 괴리가 발생했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은 소프트뱅크의 콜옵션 환매 또는 옵션 행사 시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주요 언론의 관련 질의에 논평하지 않고 있다. 최근 나스닥 급락 직전까지 콜옵션과 풋옵션간 격차는 2000년 3월 이후 최대치였지만, 3일 급락 이후 풋옵션 매수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트레이더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2000년 닷컴 버블과 현재의 거품론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WSJ은 “닷컴 버블과 다른 점은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기업들이 당시처럼 정말로 가치 없는 기업들이 아니라는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매년 올해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진짜 위험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