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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9~21일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18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기시다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한 지난 1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열렸다.
기시다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며 “미일 관계는 안보 분야에 머물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중층적이고 강고한 협력 관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경제 분야에서도 미일 협력의 비약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히로시마에서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제조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기술 혁신·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돕는 ‘글로벌 스타트업 캠퍼스’를 도쿄 도심에 설립하는 것도 미일 경제협력의 사례로 꼽았다.
양국은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 중국에 대한 견제, 미일 동맹에 근거한 동아시아의 억지력 등 양국 간 협력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최근 역사에서 가장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하고 있는데 미일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은 자랑스럽다”며 “러시아가 저지른 침략행위에 책임을 지우겠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은 최근 ‘군사 일체화’(一體化)를 가속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 및 러시아에 대한 미군의 억지력을 일본이 보완하면서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계기로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사실상 하나의 군대처럼 움직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 안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본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G7 참석을 위한 일본행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미국과 일본의 동맹은 진정한 최고 수준에 있다”고 추켜세웠다.
특히 양국은 G7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 및 중국에 대한 견제와 관련한 의제 조율도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들은 G7이 공동성명에서 ‘대 러시아 제재 회피에 대항’,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문구를 담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7은 물자와 군수품의 대러시아 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 등 제 3국을 통해 러시아에 유입되고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공동성명에 대만과 관련해 중국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내용도 조율 중으로 전해진다. 일본을 든든한 우군으로 삼아 G7 정상들의 합의를 이끌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G7 정상회의 폐막일인 21일 한국과 함께 한미일 정상회담도 열 예정이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G7 참석을 위한 일본행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지지로 한일 관계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고, 한일 관계 강화는 강력한 한미일 관계로 이어진다”면서 “빡빡한 일정이지만 3자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북한 및 패권적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달 26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핵협의그룹(NCG) 신설 등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별도 문서인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한국과 미국 양자 간 합의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한미일간 새로운 선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환경이 한층 긴박해지고 있다”며 “한일, 미일이 함께 대응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한미일 정상회담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