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 "실적 압박에 직원 자살…책임자 해임·공개 사과" 촉구

18일 오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
"국민은행, 직원 자살로 몰고간 책임자 사과하라"
국민은행 "허용하는 범위 내 유족 지원할 것"
  • 등록 2018-07-18 오후 2:33:37

    수정 2018-07-18 오후 2:33:37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KB노조가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불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최정훈 기자)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KB노조)가 사내 지역영업그룹 소속 한 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사건에 대해 책임자 해임과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KB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신설한 스타팀은 아웃바운드 사업본부와 지역영업그룹의 이중 인사평가를 받으며 과도한 실적보고 및 실적 독려가 있었다”며 “지역영업그룹 대표와 아웃바운드 사업본부 책임자를 경질하고 노조와 유가족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박홍배 KB노조 위원장은 “본부는 새로운 지점을 개설할 때 평가를 면제해야 하는데 실적 쪽지를 보내 영업 업체에 수차례 실적 확인 전화를 하는 등 고인에게 과도한 압박을 줬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은 새로운 조직이 뿌리내리기 전까지 기다려 줄 시간도 주지 않는 사용자 측의 실적 지상주의”라고 말했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해 발생한 죽음 앞에 사과의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게 금융산업의 현실”이라며 “국민은행 전 회장과 현 회장 모두 책임을 지고 사건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앞서 지난 5월 26일 KB국민은행 중부지역영업그룹 소속 수석 차장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숨지기 전 남긴 비망록에 “기업금융을 제대로 해본적 없는 제가 이 자리에서 업체를 개발하고 영업점과 협업하는 것이 너무 큰 압박”이라며 “이 일을 수행할 자신감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1~14일까지 약 2주간 A씨의 죽음에 대해 사측과 공동 조사를 했다. 노조 조사 결과 사측은 “아웃바운드 사업본부의 실적압박은 있었지만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고 지역영업그룹의 인사평가는 그룹의 역할에 대한 평가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유족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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