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6원→1444원으로 ‘42원 급락’
새해 들어서도 국내 정국 불안이 이어지고 달러 강세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환율은 1460~1470원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이에 연초부터 외환당국은 환율 안정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2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국민연금 내부 결정에 따라 곧 국민연금에서 환 헤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지난 7일, 외환시장에서는 국민연금으로 추정되는 선물환 매도 주문이 외국계 은행을 통해 수억 달러 규모로 출회됐다. 이로 인해 전날 환율은 16.3원 하락해 1450원대에 안착했다.
이날도 145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한 지 단 몇 초 만에 1444.5원으로 순식간에 밀렸다. 이를 두고 이날도 국민연금의 환 헤지 물량이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장중에 환 헤지로 추정되는 물량으로 인해 환율 상단에서는 역내와 역외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추세적 하락일까, 일시적 하락일까
전략적 환헤지를 최대로 가동하게 되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해외 자산의 10%인 482억달러(약 70조원)까지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은 10개월에 걸쳐 균등하게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전략적 헤지가 발동한 적은 없다.
이번 국민연금의 환 헤지를 계기로 고공행진하던 환율 흐름의 추세 전환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가 커졌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환율 하락으로 진단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이 어느정도 충족되는지가 환율의 변수”라며 “만약 환 헤지 물량이 일부만 유입된 것이라면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지만, 상당량의 환 헤지가 이뤄졌다면 오히려 환율의 재반등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환 헤지가 환율 하락의 발판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임 연구원은 “환 헤지 분할 매도 물량이 계속 나올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으로 인해 환율은 14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국민연금을 트리거로 해서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 헤지 물량이 다 출회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걸리겠지만, 이미 트럼프 관세 정책 등이 선반영됐기에 환율 고점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