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년 만에 유네스코 복귀…“中 영향력 확대 차단”

2017년 이스라엘과 동반 탈퇴
밀린 분담금 6억달러 납부해야
총회 승인받으면 재가입 가능
  • 등록 2023-06-12 오후 9:03:36

    수정 2023-06-12 오후 9:03:36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탈퇴했던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6년 만에 복귀한다. 유엔 산하 기구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걸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 제공)
12일 로이터,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오드리 아줄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국이 7월 재가입 의사를 공식 전달한 사실을 193개 회원국에 알렸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에 가입한 이후 국내법에 따라 유네스코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왔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10월에는 유네스코가 반(反) 이스라엘 성향을 띤다며 이스라엘과 동반 탈퇴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이스라엘 행정부가 미국의 유네스코 복귀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복귀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

미국과 유네스코는 그간 분담금 납부를 포함해 이사회 복귀까지 아우르는 재가입 시나리오를 놓고 오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미국의 공백을 중국이 대신 차지하는 것에 관한 우려가 제기된 게 복귀 결정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공지능(AI) 및 기술교육과 관련한 세계 표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입김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재가입 의사를 밝힘에 따라 미국은 그동안 납부를 유보한 분담금을 한꺼번에 납부해야 할 전망이다. AP 통신은 밀린 분담금 규모가 6억 달러(약 7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네스코는 “2022년 미국 하원이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예산에 합의하면서 미국의 복귀가 가능해진 상태”라며 “미국은 2017년 정식 탈퇴 이전인 2011년부터 분담금 지급을 유보해왔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재가입은 유네스코 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일부 회원국은 조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임시 총회 개최를 제안했다고 유네스코는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유네스코 복귀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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