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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코미디언 출신인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의회를 해산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예프의 의회 건물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나는 평생 우크라이나 국민을 웃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취임사를 밝힌 후 곧바로 의회 해산을 발표했다.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기득권 엘리트 정치인들이 공익을 돌보지 않고 부정축재만 일삼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의회가 면책특권 폐지, 부정 축재 금지 등 부패 방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 실시를 결정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라 조기 총선은 대통령의 의회 해산 선언 후 60일 이내에 치러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조기 총선이 열리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인 ‘국민의 종’이 압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치 경험이 없는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패 청산 외에도 러시아와의 외교 분쟁과 경제적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656달러(2017년)로 유럽 최빈국 수준이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5년 동안 정부군과 친러 성향 반군이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한 외교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해산 결정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다른 도전들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킨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견제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 당선 직후 우크라이나 국민이 러시아 국적을 신청하면 3개월 안에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반군이 실질 지배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사실상 접수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