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 협력으로 반도체 생태계 육성 기여"[만났습니다]

■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기업 회원이 연구 지원…기술 개발해 공유
중장기 산학협력모델 구축…회원 80곳 목표
“모든 인프라 엮는 연구…정부 지원도 필요”
  • 등록 2023-03-13 오후 5:51:37

    수정 2023-03-15 오전 8:03:18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중장기적인 산학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 반도체업계가 선제적으로 치고 나갈 역량을 갖춘 생태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원과 기업이 같이 성장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며 연구원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 안 교수는 한양대에서 반도체 산학협력체인 ‘한양스마트반도체연구원’ 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겸 스마트반도체연구원장이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양스마트반도체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한양대 본부 소속 연구기관이다. 산학연 협력을 토대로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했다. 극자외선(EUV)이나 반도체 패키징 등 우리 반도체업계가 아직 선점하지 못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모태는 안 교수가 이끌던 EUV 기술 연구센터 ‘EUV-IUCC’다. 한양대 안에 설치된 멤버십 산학협력 연구개발(R&D)센터인데, 기업의 멤버십 비용으로 조성한 자금을 활용해 기업이 하기 어려운 중장기적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산학협력체다.

안 교수는 “대학에 있는 연구센터 대부분은 정부 지원금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데 1년에 10~20억원씩 받아도 지원기간이 끝나면 시설 유지보수도 제대로 되지 않고 흐지부지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가능한 연구를 하려면 기업과 협업해야 한다는 발상에서 EUV-IUCC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EUV-IUCC를 중심으로 원자수준공정 및 플라즈마연구센터, 첨단반도체 패키징 연구센터, 차세대반도체물성 및 소자연구센터 등이 추가돼 규모를 키운 게 현재의 한양스마트반도체연구원이다. 50여명의 이공계열 교수들이 참여 중이다.

안 교수는 “한양대에 반도체 관련 연구를 하는 교수진이 많은데 같이 연구를 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며 “이번 연구원 설립을 계기로 함께 머리를 맞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한양스마트반도체연구원 개원식. (사진=한양스마트반도체연구원)
현재 연구원의 회원사는 약 30여곳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ASML,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도쿄일렉트론 등 해외 유수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안 교수는 회원사를 80곳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에 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시설도 마련했다. 신소재공학과 건물 지하에 618㎡(약 200평) 크기의 클린룸을 지난 1월 준공했다. 클린룸은 미세한 먼지를 비롯해 기온, 습도, 기류·기압 등 반도체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일정 규격에 맞춰 관리하는 공간이다. 연구원은 이곳에 증착장비와 식각장비, 열처리장비 등 핵심 반도체 공정 장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330㎡(약 100평) 규모의 패키징 시설도 구축했다.

안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에도 지원할 계획이다. 연간 50억원씩 최대 10년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반도체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관련 세계적 연구 거점을 구축하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안 교수는 이 사업에 선정될 경우 보다 수준 높은 기술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국내 모든 인프라를 엮어 연구개발 지원 체계를 만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 연구원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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