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신당의 빅텐트론, ‘도로새누리’될라

“친박8적 외 새누리당 영입가능”
문 활짝 연 보수신당, 정체성은 ‘흔들’
“빅텐트론 자체가 구정치”비판도
  • 등록 2016-12-28 오후 4:16:48

    수정 2016-12-28 오후 4:16:48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세 불리기를 위한 ‘빅텐트론’을 연일 띄우면서 개혁보수라는 기치가 무색해지고 있다. 야권뿐만 아니라 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 의원 등 이른바 ‘친박8적’을 제외한 친박계도 포용할 수 있다는 방침이어서 당명만 바꾼 새누리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친박8적외 새누리 영입가능”

창당준비위원회의 핵심 관계자는 28일 “보수정당의 미래는 결국 신당이 새누리당의 인사를 흡수하게 될 것”이라며 “친박8적 외에는 영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YTN라디오에 출연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저희와 함께해서 나라를 견인하는 일에 힘을 합쳤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외연확장을 위해 친박과 친문(친문재인) 세력이라는 양 극단을 제외한 중도보수·중도진보까지도 영입 대상에 폭넓게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빅텐트론이 자칫 새누리당과의 적통(嫡統) 경쟁뿐 아니라 차별화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당 노선을 놓고 내홍설이 나오는 것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괄할 것인지, 보수 색채를 유지할 것인지의 문제로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은 보수의 적통성을 유지하면서 보수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반면 유승민 의원 등은 노동·경제부분에선 새누리당 보다 개혁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당일(1월24일)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당정체성 조차 갖추지 못한 셈이다.

“빅텐트론 자체가 구정치”비판도

장제원 대변인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정강정책 토론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은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포괄적인 정강정책을 담을 것”이라며 “굳이 새누리당과 차별점을 둔다는 개념은 아니고 경제·민생·복지·노동 부분에선 좀 더 진일보한 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당 정강정책이 뚜렷하지 않은 것도 향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대선주자 영입을 위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보수신당 소속 4선의 한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은 48대 51의 게임이다. 나중에 대선주자가 손을 내밀면 무조건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조기대선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것저것 따질 여유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다만 반 총장이 신당과 합류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한 세 불리기에 나설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개혁보수신당은 중도보수를 표방한 상황에서 정강정책을 어느 하나로 규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정체성 문제가 불거지는 것인데 조기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의원 수를 불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당 정체성을 확실히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그는 이어 “빅텐트론 자체가 당 노선이 불분명한 정당정치에 반하는 구정치를 일삼는 폐해”라며 “구정치를 탈피하자고 뛰쳐나와서 개혁보수신당이라고 했는데 구정치의 폐해를 답습하지 말고 극복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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