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 실시한 조직개편의 핵심은 바로 ‘군살 빼기’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포스코홀딩스의 조직을 날렵하게 재구성해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위기론이 불거지는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자로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고 2일 밝혔다. ‘조직 슬림화’ 작업의 일환으로 기존 13개 팀으로 구성됐던 조직은 9개 팀으로 축소한다. 그룹 계열사에 흩어진 중복되는 사업과 기능들을 통합하고 지주사 주도의 사업 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복안이다.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3월 21일 포스코 포항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
|
이번 조직개편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정기섭 사장이 이끄는 전략기획총괄의 역할 확대다. 포스코그룹 핵심 과제로 꼽히는 ‘탈탄소 전환’과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전략기획총괄이 진두지휘하는 구조가 갖춰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략기회총괄 산하에 ‘탄소중립팀’을 신설해 지주사 내 철강팀·수소사업팀과 포스코 탄소중립전략실이 나눠 수행하고 있는 탄소중립 업무의 주요 기능을 한데 모으기로 했다.
또 전략기획총괄 산하에 ‘이차전지소재사업 관리담당’을 신설했다. 천성래 철강팀장이 이 조직을 이끌 수장으로 낙점받았다. 이차전지소재사업 전략기획 및 사업추진 강화를 위해 사업관리 기능을 전략기획총괄 산하로 이관하는 게 골자다. 한 마디로 전략기획총괄이 ‘탈탄소’와 ‘이차전지소재’의 컨트롤타워로 급부상한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그룹차원의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해 ‘기술총괄’도 새로 만들었다. 기술총괄은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수 부사장이 겸임한다. 포스코기술투자의 신사업 기획, 벤처 기능도 이관해 지주사 주도의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강화를 꾀한다. 이밖에 임직원의 윤리의식 제고 및 컴플라이언스 기능 강화를 위해 ESG팀과 법무팀을 ‘기업윤리팀’으로 통합했으며, 이사회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이사회사무국’도 신설한다.
이번 조직개편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임원들의 약진이다.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은 포스코그룹 역사상 첫 여성 사업회사 대표인 엔투비 이유경 사장이 보임한다. 또 탄소중립팀 탄소중립전략담당은 김희 포스코 탄소중립전략실장이 맡는다. 김 신임 팀장은 포스코 여성 공채 1기로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장, 생산기술기획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 (왼쪽부터)이유경 경영지원팀장, 김희 탄소중립전략담당, 한미향 포스코홀딩스 신임 커뮤니케이션팀 홍보 담당.(사진=포스코홀딩스.) |
|
커뮤니케이션팀 홍보담당은 포스코·포스코퓨처엠 홍보그룹장 및 포스코홀딩스 언론담당 상무보를 역임한 한미향 포스코 커뮤니케이션실장이 선임됐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차원의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컨설턴트 출신인 이영화 상무보를 브랜드전략 부장으로 영입했으며, 그룹사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안미선 구매기획그룹장이 구매계약실장을 맡게 됐다.
한편, 포스코는 장인화 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철학을 반영해 생산기술본부를 폐지하고 포항제철소장, 광양제철소장을 본부장급으로 격상시켜 각 제철소별 책임경영을 강화키로 했다. 제철소장의 위상을 강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개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