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안철수, 단일화 담판이냐 대선 완주냐

배우자 코로나 확진에 유세차량 사고까지 악재 겹쳐
尹 '로우키' 기조 속…安 제안 단일화는 소강 상태
국힘, 安 중도사퇴론 우위…국당, 원론적 입장 재확인
  • 등록 2022-02-17 오후 5:08:11

    수정 2022-02-17 오후 9:05:50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내우외환’을 맞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선거 전략을 두고 갈림길에 섰다. 배우자 김미경 교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공식선거운동 첫날 ‘유세버스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안 후보가 쏘아 올린 야권 단일화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로우키’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후보 간 일대일 담판’과 ‘안 후보의 대선 완주’로 관측도 양분돼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선거 유세버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나서고 있다. 안 후보는 김해로 내려가 역시 유세버스 안에서 숨진 버스 운전기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안 후보는 17일 선거운동 일정을 이틀째 전면 중단하고 ‘유세버스 사고’를 추모하는 데 집중했다. 전날 오후 10시까지 천안 단국대병원에 차려진 고 손 위원장의 장례식장을 지켰던 안 후보는 이날 오후 1시에 다시 빈소로 향해 조문객을 맞이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같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운전기사를 조문하기 위해 경남 김해로 이동했다.

국민의당은 손 위원장의 장례를 유가족과 협의해 국민의당 장(葬)으로 치르는 중이다. 안 후보는 이들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19일까지 천안과 김해를 오가며 직접 챙길 계획이다. 선거 운동 재개 관련 논의는 발인 이후로 미뤄뒀다.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지역 선대위 차원의 유세도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한소끔 끓었던 야권 단일화 이슈는 식어가는 수순이다. 지난 13일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공개 제안한 직후에는 여론조사 경선방식이라는 방법론을 두고 두 후보 진영에서의 신경전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유세 기간 터진 이례적 악재에 정치권 전반에 추모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양측은 서로를 향한 공세를 중단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지지율 우위를 근거로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당 내부에서도 안 후보의 중도사퇴론이 여전히 힘을 얻는 중이다. 두 후보 사이 담판으로 이뤄지는 ‘톱다운’ 형식의 단일화도 기대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6일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 안 후보와 25분간 독대했다. 이를 통해 두 후보가 정서적 교감을 확인한 만큼, 장례 절차가 끝나는 시점이면 단일화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단일화 관련 국민의당의 원론적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번 주는 현안과 관련해 이야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국민의힘이 단일화할 의사가 없다고 하면 그냥 완주하면 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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