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직접 보조금을 받으면서 미국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상무부는 6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생산기지 투자와 관련해 미국 반도체법에 근거해 최대 4억5000만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5억달러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하는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했다. 아울러 미국 재무부는 투자 금액의 최대 25%까지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 SK하이닉스가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소재한 퍼듀대에서 인디애나주, 퍼듀대,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투자 협약식을 열고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사진=퍼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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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그동안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내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를 결정하고 최적의 부지를 물색해 왔다. 미국은 AI 분야 빅테크 고객사들이 집중돼 있는 나라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외에 점차 늘어날 게 뻔한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의 첨단 메모리 패키징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게다가 미국은 후공정 분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인디애나주를 낙점한 것은 퍼듀대가 있어 연구개발(R&D)부터 제조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으로 읽힌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미국 정부의 보조금 발표가 늦어지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미국 생산기지 결정은 고객사 확보와 후공정 연구 외에 정부 보조금까지 감안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안 준다면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직접 보조금에 대출 지원까지 받으면서 미국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제 막 미국 사업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기술을 위한 새 허브를 구축하고 인디애나주를 위한 숙련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위한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SK하이닉스 지원은) 미국의 AI 하드웨어 공급망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사업 확대의 연장선상으로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2024 SK 글로벌 포럼’을 열고 반도체 인재 유지에 나섰다. 곽노정 사장은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 등 차세대 생산거점 구축 계획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