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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지난 2일 오후 이 지검장의 공수처 면담 과정 전반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존해 달라고 공수처에 요청했다.
수원지검은 공수처의 이 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이 지검장을 면담 조사한 사실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처음엔 조사를 진행하고도 조서를 남기지 않아 논란이 됐으나, 이후 공수처가 이 지검장에게 관용차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이 공수처에서 조사 받은 지난달 7일 CCTV 영상 전체를 공수처에 요청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그 중 일부만 보냈고, 이에 수원지검은 CCTV 보관 기한이 한 달인 점을 고려해 공수처 청사 CCTV 영상에 대해 증거 보존 요청을 신청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는 이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보안상 어쩔 수 없었다”며 특혜 논란에 대해 진화에 나섰다. 공수처는 “공수처설립준비단 단계부터 수사 정보 유출 및 수사 대상자 신분 노출 방지를 위해 별도 청사출입절차를 운영하기로 청사관리소와 협의했다”며 “지난해 7월 13일 ‘청사출입보안지침 제44조(출입예외)’를 신설해 공수처 자체적으로 출입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선 명쾌하지 않은 해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사기관의 장이 자신의 관용차를 피의자에게 제공해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게 한 이유와 피의자 본인이 직접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직접 불러 면담을 한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처장은 입을 굳게 닫았다. 그간 공수처 현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던 김 처장은 특혜 논란에 “면접 일정 때문에 바쁘다”며 대답을 회피했고, 관용차 논란 CCTV 영상이 공개된 지난 2일에는 오전 7시30분에 출근하는 등 취재진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날 오전 출근길에도 김 처장은 의혹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수처가 근간인 ‘공정성’이 흔들리는 것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4월 수사’를 목표로 달려왔던 공수처 행보가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있을 사건·사무 규칙 제정과 검·경과의 ‘3자 실무협의체’에서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처장 본인때문에 공수처가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 무엇보다 공수처 수사 대상자들이 이번 특혜 논란으로 공수처를 못 믿겠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김 처장 탓에 비롯된 일인 만큼 김 처장이 빠른 시일 내로 거취를 정해야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이 공수처의 사건·사무 규칙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이 공수처의 입지가 이미 좁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