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中국방비 사상 첫 300조원 돌파…·한국의 5배

올해 국방비 309조원, 전년比 7.2%↑…3년째 7% 상회
대만과 관계 악화 등 군사력 증강 필요성 커져
군비경쟁 비판엔 "증가율 1자리 억제, 증액 많지 않아"
전문가 "실제 국방비 더 많을 것…R&D 지출 등 미포함"
  • 등록 2024-03-05 오후 5:07:42

    수정 2024-03-05 오후 7:06:1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경기침체 우려에도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대비 7.2% 증액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각국이 국방비를 늘리는 추세인 데다, 미중 갈등 속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악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J-20 스텔스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재정부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올해 국방비 지출을 지난해보다 7.2% 늘어난 1조 6700억위안(약 309조원)으로 보고했다. 세계 1위인 미국(8860억달러·약 1183조원)의 약 4분의 1 규모로, 한국(59조 6000억원)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금액이다.

중국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국방비를 연평균 15% 늘리며 연간 지출 기준 세계 2위로 올라섰고, 이후에도 꾸준히 국방비를 늘려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중국의 국방예산 평균 증가율은 최소 6.6%로 추산된다. 2016년 이후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지만, ‘2027년 건군 100주년 분투 목표’를 세운 2020년(6.6%) 이후 2021년 6.8%, 2022년 7.1%, 2023년 7.2% 등 증가율이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3년은 연속 7%를 넘어섰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영토분쟁 등으로 군사·안보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대만 통일을 위한 군사력 증강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방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리창 중국 총리의 대만 관련 정부 업무보고에서 양안이 ‘피로 연결됐다’는 기존 문구가 사라지고, ‘조국 평화 통일 과정’이란 표현도 ‘조국 통일 대업’으로 대체됐다.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가 중국의 위기의식을 고조시켜 국방비 증액으로 이어졌다는 견해도 있다. 이외에도 올해부터 항공모함, 우주항공 등 첨단 군사기술 육성을 본격화한다는 점, 무기 교체 등 군사장비 현대화 계획도 국방비 증대 이유로 꼽혔다.

국제사회에선 중국이 국방비를 과도하게 지출해 군비 경쟁을 부추기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하면 증액 규모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군사학술연구소의 장쥔서 연구원은 “중국의 국방예산은 9년째 한자릿수 증가율로 억제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다른 국가들과 군비 경쟁을 벌일 의사가 없음을 의미하며, 방어적 국방정책 및 군사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고된 국방예산에는 연구·개발(R&D) 지출이 포함되지 않았을 뿐더러, 지방정부도 국방비 지출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며 실제 국방예산은 공개된 금액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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