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험생·학부모 "모의고사만도 못한 엉터리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에 문제 오류 논란까지
수능 변별력 상실에 입시설명회 문전성시
  • 등록 2014-11-17 오후 8:13:14

    수정 2014-11-17 오후 9:19:28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메가스터디 입시설명회에 1만2000명의 수험생·학부모가 몰렸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올해 입시설명회에 지난해보다 6000명 정도 많은 수험생이 왔다”고 설명했다. (사진 = 조용석 기자)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매달 보는 모의고사 난이도도 이렇게 엉망은 아닐 겁니다. 평가원은 1년에 한번 수능 문제만 제대로 내면 되는 곳 아닌가요?”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영어와 수학 B에서 만점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또 생명과학Ⅱ 8번, 영어 25번 문항은 ‘문제 오류’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수능 출제 방식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변별력을 상실한 수능 탓에 입시 전략을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몰려들면서 사교육 업체의 입시 설명회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물수능’에 입시설명회 문전성시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 교육업체의 입시설명회에는 무려 1만2000명이나 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몰렸다. 예약제로 진행됐는데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시작 3시간 전부터 줄을 섰다.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현장 접수표를 받고 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렸다.

경북 상주에서 올라왔다는 고3 학부모 한모(46)씨는 “영어는 한 문제만 틀리면 2등급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너무 불안한 마음에 하루 휴가를 내고 올라 왔다”며 “우리 아이가 문과인데 국어는 너무 어렵고 영어는 너무 쉽다더라. 한번 실수하면 망치는 수능이 됐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과 재수생을 둔 학부모 박모(51)씨는 “수학B를 풀고서 시간이 40분이 남았다고 하더라. 제대로 된 시험인지 의문이 든다”며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분개했다.

수능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기다린 재수생과 삼수생의 분노는 더 컸다. 삼수생인 김모(20)씨는 “수학B에서 한 문제만 틀리면 2등급이 된다“며 “말도 안되는 시험”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문과 학생의 불만도 상당했다. 국어B가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 훨씬 어렵게 나왔기 때문이다. 입시업체들은 국어B 만점자 비율이 0.1%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는 만점자 비율이 5.34%였다. 임솔(18)씨는 “국어B는 6월·9월 모의평가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며 “평가원이 뒤통수를 때렸다. 1교시 시험이 너무 어려워 시험시간 내내 ‘멘붕’으로 시험을 망친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모의고사만도 못한 엉터리 수능”

시험 문제 오류 논란에 대한 불만도 컸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수능 문제·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시험 문제가 잘못됐다는 이의 제기가 수천 건이나 올라와 있다. 대부분 생명과학Ⅱ 8번, 영어 25번 문항에 대한 오류를 주장하는 글이다.

생명과학Ⅱ를 선택한 이과생 김모(20)씨는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떠나서 한해에 수능 하나만 내는 평가원이 제대로 신경을 못 쓴다는 것을 이해를 못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역시 생명과학Ⅱ로 수능을 치른 재수생 백모(19)씨는 “수험생 입장에는 오류 논란이 일어난다는 자체가 스트레스”라며 “평가원이 문제 출제에 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수생 송모(19·여)씨는 “평가원이 어떻게 문제를 냈는지 모르지만 이번 수능은 매달 나오는 사설업체의 모의고사보다도 문제가 조잡하고 허술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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