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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한국무역협회(무협) 회장은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과감한 규제 혁파와 투자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인사말에서 “경제성장 엔진이 다소 식어 있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탄소 배출 규제 강화,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으로 국내 수출 제조업의 상품구조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하락과 규제에 발목이 잡힌 투자 위축, 금융애로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소기업은 인력이 없어서 난리고 미국 인플레이션법(IRA)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큰 공장이 다 (해외로) 나가고 있다”며 “경상수지는 이익이 날 수 있겠지만 무역수지는 잘못하면 적자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무역전쟁에서 미국이나 유럽은 기관총을 나눠주며 싸우라고 하는데 우리는 소총으로 싸울 수 없지 않겠냐”며 “국내 생산설비·기술개발(R&D) 투자에 과감한 세제혜택과 더불어 공장건설 관련 규제도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오너 3·4세의 경영 일선 등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 회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서포트하는 스태프가 굉장히 많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훌륭하게 기업가로서 잘 성장하고 있다”며 “기아차는 획기적으로 잘 만든다. 글로벌 시장은 젊은 기업가들이 어른들보다 더 잘 읽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 회장은 LS그룹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선 “열심히 뛰었는데 사우디의 오일머니엔 안 된 것 같다. 표가 너무 적게 나와 아쉽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의 홍보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돼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출 전략품목으로는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생성형 AI 반도체, 컨텐츠 등을 꼽았다. 부가가치형 서비스 수출 등 우리의 주력 상품의 경쟁력을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 회장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무역수지가 기나긴 적자의 터널을 벗어나 6월 이후로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등 전기동력화 품목이 수출 회복을 이끌고 있고, 중국으로 수출이 부진한 공백을 미국, EU, 중동 등의 지역에서 전기차, 이차전지, 방산 수출이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주력 품목도 회복세를 보이게 되면 수출입 물량이 모두 증가하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