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울 대규모' 단지도 안 먹히네

1순위 청약경쟁률 1.83대 1 기록
내달 규제지역 해제 전망에도 저조
"내년 분양 단지는 입지 더 떨어져
시장 악화…상황 반전 어려울 것"
  • 등록 2022-12-29 오후 6:47:20

    수정 2022-12-29 오후 7:30:34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준서울 대규모’ 단지로 주목받았던 철산자이가 1순위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해 수도권 분양시장에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 바로 옆동네인데다 내년 규제지역 해제가 예상되고 있지만 고분양가 논란에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29일 청약홈에 따르면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930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해당지역·기타지역) 1705명이 몰리면서 1.83대1을 기록했다. 9개 주택형 가운데 4개 주택형만 1순위에서 청약 접수를 종료했고, 나머지 5개 주택형은 예비입주자 인원인 500%를 채우지 못해 오늘부터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59㎡ △84㎡ △114㎡ 실수요자들에 인기가 높은 평형들로 구성되고 분양가가 모두 12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가 있었지만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특히 정부가 내년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예고한 가운데 광명이 수혜지로 꼽히고 있지만 청약 흥행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단지는 광명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23개동, 총 3804가구 규모이며, 이 중 전용면적 59~114㎡, 1631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대단지여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경기 광명시는 지역번호를 ‘02’를 사용하고 서울 구로구·금천구와 맞붙어 있어 ‘준 서울’ 입지로 통한다. 여기에 여의도·서울역 등 서울 핵심지역과 연결되는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몇년간 주목받았다.

하지만 올들어 금리 인상 기조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분양시장도 얼어붙으면서 청약 흥행에는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흥행 실패요인으로 고분양가를 꼽았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전매제한 8년, 거주의무 2년이 적용되지만,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지 않다는 것이다. 철산자이 더헤리티지는 평균분양가는 3.3㎡당 2896만원으로 책정했다. 전용 59㎡는 6~8억원대, 84㎡는 8억후반대~10억원 초중반대, 114㎡는 10억중반대~11억후반대다. 인근 ‘철산주공 13단지’ 83.52㎡가 지난달 7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철산래미안자이’ 84㎡ 또한 지난달 7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광명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도 아파트는 9.61% 하락했는데 광명아파트는 15.41% 하락했다. 수도권에서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광명에 신규 분양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상황이 반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내년 광명시에는 총 5개 단지, 1만5432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광명1R구역 3585가구 △베르몬트로광명(광명2R구역) 3344가구 △광명4R구역 1957가구 △광명5R구역 2878가구 △철산10·11구역 1490가구 등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올해보다 내년 상황은 더 안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광명에서도 입지도 좋고 분양세대가 많았던 곳이 철산자이다. 앞으로 분양할 단지들은 이보다 입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청약 결과는 올해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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