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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우려 진화에 나섰다. 중동 국가들도 역내 평화 및 안정을 위해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적극 피력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미국에 싸움을 걸면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굴복은 없다. 전쟁 준비도 돼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양국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확산됐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2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대(對)이란 전략은 전쟁 ‘억지’를 위한 것”이라며 무력 충돌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의 책무는 이란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중동)지역에서 우리가 대처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이란과 전쟁을 하려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섀너핸 대행은 이날 오후 미국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에게 이란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브리핑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도 참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전쟁 가능성을 부인한 것은 미국 내부에서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미국인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중 51%가 수 년 안에 미국과 이란 간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작년 6월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앞마당에서의 전쟁이 일어나길 원치 않는 중동 국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봉합을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고 있다.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크에는 현재 5000여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면 이라크가 전장이 될 수 있다.
카타르와 오만도 이란 달래기에 나섰다.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지난 15일 직접 테헤란을 방문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24일 미국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직접 만나고 온 뒤여서, 그가 미국의 뜻을 대신 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수프 빈 알라위 오만 외무장관도 지난 20일 테헤란을 찾아 이란 외무장관과 회동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오만의 군주인 술탄 카부스와 전화한 직후였다. 오만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JCPOA)가 체결될 때에도 중추적인 중재 역할을 하며 ‘중동의 스위스’라고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