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9년 미룬 20대 “母 암투병 때문 군대 못 가”…법원 판단은

  • 등록 2023-07-03 오후 10:39:34

    수정 2023-07-03 오후 10:39:34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9년간 입대를 미뤄온 20대 남성이 모친이 암투병을 한다는 이유로 현역병 입영 처분 취소를 냈다가 패소했다.
(사진=뉴시스)
3일 인천지법 행정 1-3부는 A씨(29세)가 인천병무지청장을 상대로 낸 현역병 입영 처분 취소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10년 전 2013년 병역 검사에서 신체등급 2급으로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대학교 재학을 이유로 4년 간 입대를 연기했고 2018년 다시 검사를 받아 같은 판정이 내려졌으나 편입 및 자격시험 응시 등을 이유로 3년 넘게 입대를 미뤘다.

그러다 지난해 4월에는 “병역법에 규정된 생계유지 불가 사유에 해당한다”며 현역병이 아닌 전시근로역으로 편입해 달라고 인천병무지청에 병역 감면을 신청했다.

병역법 제62조에는 현역병 입영대상자가 자신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경우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돼 있다. 전시근로역은 평상시에는 병역 의무가 없고 전시 상황에서만 군사 업무를 지원해 현역병으로는 입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천병무지청은 A씨의 신청을 기각했고 “2022년 10월 25일 오후 2시까지 육군 모 사단에 입대하라”는 통지를 했다. A씨는 다시 현역병 입영 처분이 부당하다는 행정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A씨는 “어머니가 암 수술을 받아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며 “수술 후 어머니는 내가 (계속) 부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버지가 다른 형제 한 명이 있지만 1년 넘게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고 부양 의사나 능력도 없다”고 했으나 법원은 다른 형제에게 부양 능력이 있다고 보고 인천병무지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는 현역병 대상자 처분을 받은 이후 9년 동안 여러 차례 입영을 연기하다가 더는 불가능하게 되자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했다”며 “그동안 음악가로 상당한 수입을 얻어 어머니 생계를 대비할 기회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이부형제도 친아들이어서 민법상 부양 의무자”라며 “그의 월수입을 고려하면 부양 능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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