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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9일 오전 이어진 미국과 북한의 ‘설전’에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09엔 후반대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오후 3시18분 현재는 달러당 109.9엔으로 전날보다 0.57%(0.64엔) 하락한 상태다. 지난 6월15일 이후 약 2개월 만에 달러당 110엔대가 무너졌다.
크레딧 아그리콜은행의 외환부장 사이토 히로시(齋藤裕司)는 “투자자가 북한 리스크를 계기로 엔화 매도를 멈췄다”고 분석했다. 8월 중순이면 안그래도 ‘본야스미’ 연휴로 외환시장 참여자가 줄어들고 보유고 조정과 함께 엔화 매수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점이다. 여기에 북미갈등이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지금의 엔고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으리란 분석도 있다. 노무라증권 외환부 고바야시 마사시(小林昌志) 총괄 디렉터는 “이대로 엔고가 계속 이어질 정도의 재료라고 생각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북한 정세를 재료로 한 엔화 매수는 올봄에도 몇차례 반복됐으나 그 기간은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외환 트레이더도 대부분 (이 패턴을) 학습했다”고 덧붙였다.
엔고 여파로 일본 증시도 휘청였다. 엔화 강세는 일본 수출주의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1.29%(257.30) 내린 1만9738.71에 거래를 마쳤다. 7월말 이래 2만선 전후에서 오갔던 닛케이225지수가 북미갈등과 그에 따른 엔고에 하락폭을 키운 것이다. 장중 한때 하락폭이 3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으며 도요타도 2% 이상 빠졌다. 토픽스지수도 1617.90으로 1.07%(17.4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