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이상원 기자] 여야가 설 명절을 앞두고 호남을 찾았다. 지지율 정체에 돌파구를 모색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집토끼’ 사수를 위해, 상승세의 국민의힘은 ‘취약 지지층’ 공략을 위해 호남행 열차를 탔다. 여야는 대선 레이스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를 앞두고 앞다퉈 호남을 방문해 밥상머리 민심 확보 경쟁을 벌였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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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6일 광주를 찾았다. 그는 이날 광주시당에서 열린 제9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광주·전남이 여러 방면으로 대선 정국을 지켜보고 있다”며 “특정 개인의 지지를 떠나 광주시민이 모여서 제4기 민주정부 설립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송 대표의 읍소는 민주당의 위기의식을 드러낸 대목이다. 호남은 민주당의 표밭이지만,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6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호남의 차가운 민심은 송 대표의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방문에서 확인됐다. 송 대표는 이날 실종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사고 현장 앞에 설치된 천막을 찾았지만, 실종자 가족의 거센 반발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후 송 대표가 중수본 회의실에서 수색 현황을 보고를 받을 때 피해자 가족이 찾아와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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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광주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실종자 가족들은 전날 이 대표를 차분한 분위기에서 맞이했다. 피해자 가족 대표는 현장에 도착한 이 대표에게 “사고 건물을 먼저 보고 오시라”고 했고 간담회도 별문제 없이 진행했다. 고성이나 언쟁, 별다른 마찰도 없었다.
이 대표는 윤 후보를 대신해 호남 민심을 챙겼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전북도당 앞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성을 따 이름을 붙인 정책홍보버스 ‘윤이버스’ 출범식도 진행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 지금까지 보수정당이 호남에서 얻지 못했던 새로운 신뢰를 얻어보고 싶은 생각”이라며 지지를 부탁했다. 이 대표는 호남에서 20% 득표를 목표로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육필이 담긴 손편지 200만송을 호남에 발송하며 밥상머리 민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