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트럼프' 이중고 코스닥, 2차전지에 달렸다

코스닥 수익성 악화…전기차 캐즘·트럼프 여파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영업익 추정치↓
"사업 불확실성 증폭" vs "실적 중장기 성장"
  • 등록 2024-11-18 오후 6:16:03

    수정 2024-11-18 오후 6:51:53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코스닥을 이끌고 있는 2차전지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로 이미 이익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전기차 산업에 대한 기대가 꺾여 코스닥이 고꾸라지는 악순환마저 이어지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업황이 회복세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신호가 있어야 코스닥도 추세적 반등을 이어가리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3분기 연결 누적 영업이익은 7조 8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2% 감소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29.29% 급감한 4조 307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2차전지 업종이 실적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83억원, 632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개월 전 추정치 대비 각각 50.7%, 63.5% 감소한 수치다.

실적 부진에 ‘트럼프 2.0’ 우려가 더하며 주가는 내리막길을 계속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주가는 최근 한 달(10월18일~11월18일) 새 각각 21.83% 15.61%씩 급락했고, 합산 시가총액은 26조 6150억원에서 21조 47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5조원 넘게 증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투심이 크게 위축한 영향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2차전지 산업 확대에 대한 기대는 사그라졌지만,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IRA 법안 전면 폐기 가능성은 한계가 있는 데다 글로벌 선진국들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IRA 법안 발효 이후 공화당 주도 지역구에도 IRA 기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전면 폐기보다는 세액공제 중단, 예산 축소 등 일부 조항을 중심으로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2차전지 업종은 올해를 바닥으로 실적이 중장기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2차전지 업종의 실적 회복과는 별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코스닥 시장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지가 남아 있는 만큼, 금리 인하에 따라 할인율이 낮아지면 내년도에는 코스닥 반등 가능성이 크고”고 전망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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