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국민카드가 손실흡수능력 대비 과도한 배당을 결정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 넘게 줄면서 손실흡수능력도 떨어졌는데 배당만 크게 늘렸다는 것이다.
위기 대응 능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21년 말 106.8%에서 지난해 9월 말 103.8%로 떨어졌다. 이 기간 카드업계 평균 적립률이 106.7%에서 107.4%로 오른 점과 대조적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법적으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대비 실제 적립액 비율이다. 103.8%는 법적 기준(100%) 대비 3.8%포인트만큼의 충당금을 더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회계 기준의 대손충당금과 감독 목적의 대손준비금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이 비율로 손실흡수능력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카드업계에서도 국민카드의 배당 정책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 60%도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당기순익이 2021년 6750억원에서 지난해 6414억원으로 5.0%(336억원) 줄었다. 감소폭(5.0%)이 국민카드(9.6%)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21년 말 105.2%에서 지난해 9월 말 105.3%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신 배당성향을 지난해 51.3%에서 올해 42.1%로 줄였다.
은행은 기본자본 외에도 보완자본·경기완충자본 등 쌓아야 할 자본이 많다. 보험 역시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규제가 깐깐해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반면 카드사는 다른 업권 대비 느슨한 자본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카드업계에 적용되는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인 조정자기자본비율 기준은 최소 8%다. 국민카드의 2021년 말 기준 이 비율은 17.7%다.